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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I I HWA

HA I I HWA 하이이화

설치

플랜트 아티스트이자 아트 디렉터인 하이이화는 식물과 인공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특히 외계식물 생태계를 창조합니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에 큰 매력을 느끼며 그중에서도 식물의 다양한 형태와 선에 매료되었습니다. 사람의 얼굴이 각각 다르듯, 작가가 이해하는 식물도 고유한 모습을 가집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보는 이들에게 무한한 경이로움을 선사합니다. 작가는 자신이 만든 외계식물이 사람들에게 지구상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생명체로서의 경외감으로 다가가길 바라며, 자연이 갖는 아름다움에 압도되는 동시에 변형된 자연에 대한 논의가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기후 변화와 문명의 발전 속에서도 그는 자연에 대한 화두를 제시해 사회적 관심과 대화를 이끌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스코프 서울에서 하이이화 작가는 <족두리 외계식물>을 선보입니다. 그는 디자이너 민주킴의 런던 V&A 패션쇼를 함께하며 접한 ‘바리공주’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아들을 고대한 왕과 왕비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고도 죽을병에 걸린 부모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저승세계로 떠나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바리공주는 저승에서 일곱 해 동안 고난을 겪으며 생명수와 환생화를 얻어 부모의 생명을 되찾습니다. 이후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무당의 시조로서 바리공주는 한국 샤머니즘을 대표하는 인물이 됩니다. <족두리 외계식물>은 바리공주가 착용한 족두리를 시각화한 것으로, 작가는 신화에 등장하는 환생을 돕는 신비한 식물 뼈살이, 살살이, 피살이를 표현하였습니다. 화려한 족두리는 바리공주 신화의 이면에 대한 은유입니다. 이 신화는 무속적인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부모에 대한 헌신’ 그리고 ‘두려움을 극복한 강한 여성상’을 담은 이야기로도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작가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공존하는 바리공주의 복잡한 내면까지도 묘사하였습니다.